스포츠 애니는 결국
‘누가 이기느냐’보다
‘어떻게 여기에 도달했느냐’가
더 중요한 장르다.

기술적인 경기 묘사도 좋지만,
이기기 위해 감정을 쌓고
부딪히는 과정

깊게 남는 작품들이 있다.
여기 소개하는 건 그런 애니들.


하이큐!! (배구)

유명하지만, 그만큼 잘 만든 이야기

(출처: ハイキュー!!)

팀 스포츠에서 오는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라는
감정선이 일관되게 흐른다.

속도감 있는 경기 연출,
매 화 뚜렷한 감정 변화,
경쟁자를 미워하게
만들지 않는 시선
이 좋다.
스포츠 애니 입문용으로도,
명작으로도 손색없는 작품.

슬램덩크 (농구)

명작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붙는 스포츠물

© I.T.PLANNING,INC. © 2022 THE FIRST SLAM DUNK Film Partners

90년대 작화지만,
여전히 감정선은
지금 봐도 정확히 와닿는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성장통,
서투른 열정,
그리고 마지막 경기에서
오는 먹먹한 감정까지.

TV 애니메이션은 전국대회
직전까지만 다뤄지고 끝났지만
,
최근 개봉한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
원작 마지막 경기인 산왕전이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완성됐다.

20년 넘게 기다린 팬들에게는
늦은 완결처럼 느껴지는 작품이고,
그만큼 감정의 밀도가 크다.
서투른 열정, 경쟁 속 성장
경기 후의 여운까지
스포츠 애니가 줄 수 있는
거의 모든 감정을 담고 있는 이야기.

다이아몬드 에이스 (야구)

흔한 설정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한 명의 시선’으로 팀을 보는 구도가 좋다

©寺嶋裕二・講談社/「ダイヤのA actⅡ」製作委員会・テレビ東京

야구는 기본적으로 경기 템포가 길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을 수 있는데,
이 작품은 선발 투수도 아닌,

후발 투수의 시선에서
팀을 바라보는 방식
이 흥미롭다.
특유의 유쾌함과 감정선이 잘 섞여 있어서
길지만 지루하진 않다.

유리!!! on ICE (피겨 스케이팅)

스포츠와 예술 사이, 감정과 경기의 선을 무너뜨린 드라마 같은 작품

©はせつ町民会/ユーリ!!! on ICE 製作委員会

애니 중에 이렇게 인물의 감정이
경기 연기에 그대로
녹아든 사례는 흔치 않다.

화려한 작화나 설정보다
‘마음의 떨림’이 스포츠라는
형식 안에서 그대로 보여지는 작품.

로맨스 요소도 있지만,
본질은 불안한 한 선수가
자신을 회복해나가는 이야기.

치하야후루 (경기 카루타)

익숙하지 않은 종목이지만, 정서적 몰입도는 전혀 뒤지지 않는다

(출처: 日本テレビ)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일본 전통 시와 감정,
경쟁이 겹쳐진 독특한 종목.

시를 외우는 경기인데도
속도감 있는 연출,
관계 안에서 오는 갈등과
열정이 정말 잘 녹아 있다.
보면 “이게 이렇게 몰입될 일이야?”
싶은 순간이 자주 온다.


스포츠 애니의 진짜 매력은
경기의 승패보다도
‘이걸 위해 얼마나 버텼고
고민했고, 휘청였는가’에 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그 인물들이 떠오르는 작품이라면,
그건 좋은 스포츠 애니였다고 생각한다.

이세계물이라고 해서 꼭
상태창이 떠야 할 이유는 없다.
게임적인 설정 없이도
‘현실과 다른 세계에 툭 던져졌을 때’
의 어색함이나,

‘다른 가치관 속에서 적응해가는 느낌’
만으로도
이세계 특유의
느낌은 충분히 살아난다.

이 리스트는 그런 작품들.
레벨업도 없고, 무쌍도 없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잔잔하게 몰입됐던 이야기들.


지금, 거기에 있는 나

중학생 주인공이 갑자기 낯선 세계로 끌려가면서 시작되는 디스토피아 이세계물

(출처: Amazon)

어둡고 잔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보기 편한 작품은 아니지만,
"이세계는 무조건 로망이야"
같은 환상을 박살 내는 타입.

게임 요소 없이 전쟁
물 부족, 권력 구조 등
굉장히 리얼한 세계가 펼쳐진다.

동쪽의 에덴

현실과 동떨어진'게임 같은 룰이 적용된 현실 세계'로 빠진 인물들 이야기

(출처: Amazon)

말장난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세계물이 반드시
중세 판타지일 필요는 없다.

현실에서 벗어난 독립적인 법칙과
권력 구조가 등장하며
주인공은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를 파헤쳐 나간다.
게임 UI 같은 건 없지만,
구조상 완전한 이세계 드라마에 가깝다.

Fate/Zero

‘소환된 서번트들’의 존재와 함께 전개되는 거의 이세계급 전투물

©Nitroplus/TYPE-MOON・ufotable・FZPC

주인공이 직접 이세계로 넘어가진 않지만,
세계관 자체가 현실을
기반으로 한 ‘이능 세계’로 바뀐다.

이쪽도 RPG 요소는 전혀 없고,
등장인물 대부분은
자신이 원하든 아니든
'비정상적인 세계 질서'에 휘말려 있다.
이세계 전투물로서
정서적으로 가까운 느낌.

정령의 수호자

현실 세계 사람의 시점 없이
오리지널 이세계의 감정선만 보여주는 드문 사례

(출처: Production I.G)

주인공이 원래 그 세계 사람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완전히 낯선 세계를 들여다보는 구조고,
무협과 판타지, 정치극이 섞인
완성도 높은 ‘비게임형

이세계 서사’라 포함.

12국기

고등학생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이세계로 소환되어 왕이 되는 이야기

(출처: AT-X)

정석적인 이세계물이지만,
게임 요소는 전혀 없는 구성.
스킬도 없고, 퀘스트도 없고,
왕조, 정치, 인간관계 같은

‘진짜 살아가는 이야기’가 주가 되는 구조.

초반은 진입장벽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걸 넘기면 진짜 정통

이세계물이라는 느낌이 든다.

판도라 하츠 (Pandora Hearts)

세계 구조가 이중적이고,
주인공이 낯선 규칙을 따라야 하는 비게임형 이세계 서사

(출처: AT-X)

스토리가 초중반엔

복잡하게 전개되지만,
이세계 구조와 현실 사이의 단절,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라는
자아 중심의 전개가 인상적인 작품

게임 요소는 없고, 심리·드라마 성향이 강함.

하루가 피곤한 날엔
자극적인 전개도,
눈물 쥐어짜는 서사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땐 그냥 누가 옆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걸
바라보는 애니가 제일 좋더라.
소소한 생활, 말 많은 대사
대신 조용한 공기,
아무 일도 없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편해지는 작품들
.


논논비요리

(출처: ナタリー)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아이들이 그저
오늘을 사는 이야기.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다 함께 다니는 작은 학교,
주말이면 메뚜기 잡고, 냇가에서 놀고.
스토리보다 분위기.
정말 아무 일도 없는데
그게 좋아서 보게 되는 애니.

유루캠△

© あfろ・芳文社/野外活動プロジェクト

야외에서 조용히
라면 끓여먹는 느낌.
고요한 캠핑장, 겨울 공기,
혼자서 또는 친구랑 보내는 밤.

풍경이 예쁘고, 캐릭터들
톤도 낮고 차분해서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도 느슨해진다.
진짜로 혼자 밥 먹고
싶을 때 생각나는 작품.

타나카군은 항상 나른해

©ウダノゾミ/スクウェアエニックス・製作委員会はいつもけだるげ

매사에 의욕 없고
나른한 타나카군이
자기 페이스대로
하루하루를 사는 이야기.

근데 그게 너무 자연스럽고,
옆에 있는 친구들도 과하게
끼어들지 않아서 더 좋다.

웃기려고 하지도 않고,
감동을 줄 생각도 없는데

그냥 보기 편한 애니.

플라잉 위치

(C) 石塚千尋・講談社/「ふらいんぐうぃっち」製作委員会

마법사 수습생이
시골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마법은 있지만, 거의 안 쓴다.
농사짓고, 나물 캐고, 시장 가고…

판타지보단 일상이 중심이고,
거기서 오는 정서적인 편안함이 있다.
동네 고양이나 할머니가
주인공처럼 느껴질 때도 있음.

달콤달콤 & 짜릿짜릿

(C)雨隠ギド・講談社/「甘々と稲妻」製作委員会

아내를 잃은 아빠가
딸이랑 같이 밥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요리 애니라기보다
‘같이 밥 먹는 시간’을 통해
정서적으로 가까워지는 구조.

큰 사건은 없고,
그냥 저녁 준비하고,
서툴게라도 서로를 챙기려는
따뜻한 감정이 계속 이어진다.
먹는 장면보다 대화가 더 인상적인 애니.

에미야 가의 오늘의 밥상

©TAa・KADOKAWA・TYPE-MOON / 「衛宮さんちの今日のごはん」製作委員会

페이트 시리즈라고 해서 전투는 없음.
그냥 각 캐릭터들이 평범한
하루 속에서 밥을 해먹고
나눠먹고, 수다 떠는 이야기.

그날의 분위기, 계절, 식재료에
어울리는 요리가 조용히 등장한다.
몰입도나 긴장 없이
그냥 틀어두기 좋은 타입.

미나미가

(출처: AT-X)

세 자매의 느슨한 하루하루.
큰 기승전결 없이,
그냥 점심 뭐 먹고, 누가 먼저
샤워할지 싸우고 그런 일상.

코미디긴 하지만 과장되지 않고,
생활감 있는 캐릭터들이 중심.

집에서 조용히 보기 좋은 편.


이런 애니들은 ‘봐야겠다’는 생각보다
그냥 틀어두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어울리는
작품들이야.

드라마틱한 전개도 없고,
보여주려는 메시지도 크지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편하게 머무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 꼭 활극이거나
감동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여도,
그 인물의 심리선이 조금씩
무너지는 과정을
따라가는 이야기들
도 있다.

오늘 추천하는 작품들은
드라마, 스릴러, SF처럼 보이지만
결국 중심은 ‘심리’에 있는 애니들.

긴장감보다는 잔상,
액션보다는 말투와
침묵에 집중하게 되는 종류다.


빙과 (氷菓)

‘아무 일도 아닌 일’에서 출발하는 잔잔한 심리 탐색

(C)米澤穂信・角川書店/神山高校古典部OB会

고등학교 고전부를 배경으로,
말 그대로 ‘아무 일도 아닌 사건’을
천천히 파고드는 구조.

일반적인 추리물처럼 보이지만
결국 중요한 건
그 상황에 처한 인물의 태도와
말하지 않은 감정
들.
호타로와 치탄다 사이의
공기가 인상적인 작품.

이토 준지 컬렉션 / 공포극장 시리즈

외적으로는 호러지만, 실제로는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이야기

© 伊藤潤二/朝日新聞出版・伊藤潤二『コレクション』製作委員会

무섭기보단 불쾌하게
오래 남는 종류의 이야기들
이다.
초자연적 요소가 등장해도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걸 겪는 인물이 드러내는
무의식, 억압, 집착 같은 것.

짧은 이야기 구성이라
가볍게 보면서도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학생회 임원들

겉은 가볍지만, 사실 대사 하나하나에 심리전이 숨어 있는 애니

© 氏家ト全・講談社/桜才学園生徒会視聴覚室 © KING RECORD CO., LTD. ALL RIGHTS RESERVED.

보기에 따라선
‘슬라이스 오브 라이프’에 가깝지만,
말장난과 개그 안에 관계의 불균형,
어색한 거리감
같은 게
교묘하게 섞여 있다.

유쾌하게 보이다가도
문득 “이 대사, 진심이었나?” 하고
멈칫하게 되는 장면들이 있다.
코미디의 탈을 쓴 미묘한 심리극.

학교생활! (がっこうぐらし!)

처음엔 일상물 같지만, 정신적 충격을 감당해내는 소녀들의 이야기

(C) Nitroplus/海法紀光・千葉サドル・芳文社/がっこうぐらし!製作委員会

1화를 지나고 나면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힌다.
외부 세계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세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너져가는 ‘마음’ 그 자체.

생존이 아니라
감정 버티기에 대한 이야기라
잔잔한 장면조차
무섭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퍼펙트 블루 (Perfect Blue)

90년대 작품이지만, 지금 봐도 심리 스릴러의 전형

(출처: 映画.com)

아이돌에서 배우로
전향한 주인공이
현실과 환상, 자아와 타자의
경계에서 무너져가는 이야기.
연출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불안하게 몰입되게 만든다.

현실과 내면의 심리가
엇갈리는 방식이라
‘진짜는 뭘까’라는 질문이
끝까지 따라붙는다.
가볍게 보기엔 무거운 주제지만,
심리극으로는
지금도 많이 언급되는 명작.

개그 애니는 호불호가
갈리기 쉬운 장르지만
“보다 보면 어느새 웃고 있었다”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작품들이 분명 있다.

말장난, 연출, 캐릭터 조합, 현실 공감…
방향은 다 다르지만,
보는 사람을 지치게 하지 않는
개그 애니
몇 편 소개한다


일하는 세포

몸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너무 진지하게 연기해서 더 웃긴 구조

©清水茜/講談社・アニプレックス・davidproduction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모든 세포가 사람처럼
캐릭터화되어 있어서
진짜 공부가 되는 건 덤이고,
그 과도한 설정 몰입이
웃음 포인트가 된다.

누가 봐도 쉽게 웃을 수 있는
깔끔한 개그물.

사이키 쿠스오의 재난

능력치 만렙 초능력자가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이야기

©麻生周一/集英社・PK学園2 ©麻生周一/集英社・PK学園F ©麻生周一/集英社・PK学園R

매화 거의 모든 장면에
웃음 포인트가 들어가 있다.
속도감이 엄청나고, 대사량도 많은데
묘하게 피로감은 없다.

패턴이 반복되는 듯하면서도
늘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가는 게 포인트.
짧은 시간에 웃고 싶을 때
가장 손이 잘 가는 애니 중 하나.

남자 고교생의 일상

제목처럼 정말 별 거 없는 남고생들의 쓸데없는 일상

©山内泰延/スクウェアエニックス・「男子高校生の日常」製作委員会

보는 내내 “아 이거 좀 해봤을 법한데?”
싶은 공감이 있고,
너무 진지하게 바보 같은
상황을 연기하는 게
이 작품의 진짜 웃음 포인트.

약간의 허세, 시큰둥한 반응
갑분싸까지
현실 기반 개그 좋아하는
사람에겐 강추.

오소마츠상

막 나가는 캐릭터들이 서로 티키타카 치는 구조가 핵심

(출처: テレ東)

6쌍둥이라는
전제부터 이미 비정상(?)인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드립
현실비판, 자기조롱이 굉장히 자유롭다.

사회풍자도 꽤 있고,
가볍게 보이지만 은근히 구조
잘 짠 개그물이기도 하다.

카구야님은 고백받고 싶어

연애물인데 개그 연출이 거의 메인처럼 느껴지는 작품

©赤坂アカ/集英社・かぐや様は告らせたい製作委員会

두 천재 고등학생이
서로에게 고백하게 만들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두뇌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

기묘하게 진지하고,
그 진지함이 웃음으로
바뀌는 포인트가 많다.
단순 로맨스보다 개그에 더 집중하고
싶은 사람
에게도 추천할 수 있음.


개그 애니는
내가 이걸 웃어도 되나 싶은 순간조차
웃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말장난 하나, 표정 하나, 눈치 게임 하나로
하루 스트레스 싹 날아가는 작품들.

크게 웃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기분 풀고 싶을 때

가볍게 틀어두면 좋은 애니들로 골라봤어.

그냥 한글이 보인다고 끝이 아니고,
진짜 몰입되게 해주는 번역이면
거기서부터 게임이 다르게 느껴진다.

콘솔 게임을 하다 보면,
자막은 있는데도
집중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말투가 어색하거나,
대사가 입에 붙지 않거나,
감정선이 이상하게 전달되는 경우.

반대로, 한글화가 정말 잘 된 게임은
자막만 읽고 있는데도
캐릭터 톤이 들리는 느낌
이 있다.
그런 작품들 위주로 골라봤다.


라스트 오브 어스 Part I / Part II

자막, 연기, 연출 모두 밀도 높은 게임

(출처: Epic games)

감정이 강하게
오가는 장면이 많아서
한 끗 차이로 몰입감이
깨질 수 있는 구조
인데,

한글 번역이
그 균형을 잘 지켜줌.
말투나 표현도
캐릭터 성격에 잘 맞고,
단순 번역을 넘어선
‘현지화’ 느낌에 가깝다.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고유명사, 세계관, 인물 간 호칭 모두 섬세하게 조율된 느낌

(출처: 스퀘어 에닉스)

JRPG 특유의 세계관과
말투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한글 번역이 꽤
매끄러워서 거슬림이 없다.

오히려 캐릭터 간의 미묘한
감정선이나 말투 차이를 잘 살려줌.
원작을 아는 사람도, 처음 접하는
사람도 괜찮게 받아들일 수 있음.

용과 같이 시리즈

일본어 특유의 뉘앙스를 자연스럽게 살린 번역

(출처: Steam)

지역 사투리, 어투, 유머까지
한국어 톤에 잘 녹여서
들쑥날쑥하지 않다.

‘용과 같이 유신!’은
시대극 느낌도 잘 살아 있어서
어색하지 않은
옛 말투가 인상적.
진지한 장면과 개그
파트의 밸런스도 잘 맞는다.

페르소나 5 로열

말 많고 리듬감 있는 대사들, 근데 하나도 지루하지 않음

(출처: Steam)

학생들 간의 말투, 선생님, 어른들…
각 인물 톤이 확실히
구분되는 번역이 강점.

학교/사회 비판적인
내용도 자연스럽게 표현되고,
단어 선택이 촌스럽지
않아서 몰입이 잘 된다.

호그와트 레거시

고유명사 많은 세계관을 깔끔하게 정리한 번역

(출처: Steam)

해리포터 세계관 자체가
설정이 복잡한 편인데,
한글화가 단순 직역이 아니라
용어 통일, 톤 조절까지 신경 쓴 티가 난다.

몰입감 있게 즐기기 좋은,
한글 자막만으로도
상상력이 잘 따라붙는 게임.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Detroit: Become Human)

선택지의 뉘앙스가 아주 중요한데, 그걸 놓치지 않은 번역

 

(출처: Wikipedia)

단순한 대사뿐만 아니라
말투 하나, 말끝 표현 하나가
감정 흐름에 영향을 주는 게임
인데
그걸 자연스럽게 옮겨놔서
게임 전체 흐름을 깨지 않고
이어가게 해준다.


요즘은 대부분의 콘솔 게임에
한글화가 기본으로
들어가긴 하지만,
‘있기만 한 한글’과
‘잘 된 한글’은 분명히 다르다.

오늘 소개한 게임들은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고,
한국어로 플레이하는 게
장점이 되는 경우들이다.

AI나 로봇을 다루는 이야기는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되묻는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기계가 감정을 가지거나,
인간이 기계화되어가거나,
가까운 미래의 사회가 변화하면서
생기는 작은 균열들.

이번에 소개하는 애니들은
눈앞의 기술보단, 그 안에 담긴 질문에
더 집중하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액션보다는 분위기,
설정보다는 감정 흐름에
더 가까운 작품들.

이브의 시간

감정이 생긴 로봇이 ‘사람처럼’ 살아가는 공간

(출처: スタジオリッカ)

가정용 안드로이드가
일상화된 사회에서,
로봇과 인간의 경계를 잠시 지우는
카페가 등장한다.
이 안에서 벌어지는
짧은 에피소드들이
조용하게 울림을 준다.

말이 많지 않은 구성인데도
한 화 한 화 끝나고 나면
자꾸 생각이 남는다.
OVA + 극장판으로 완결되어 있어서
금방 볼 수 있다.

플라네테스

우주 쓰레기 수거라는 현실적인 설정이 오히려 더 가까이 와닿는다

© 幸村誠・講談社/サンライズ・バンダイビジュアル・NHKエンタープライズ

AI나 로봇 중심은 아니지만,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이 일하는
풍경을 진지하게 그린 애니.

우주라는 비현실적 공간 안에서도
사람들 간의 거리, 감정, 갈등이
너무 현실적이다.
지금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더 공감할 수 있는 작품.

BEATLESS

인간과 외형이 같은 로봇(hIE)이 사회 속에 녹아 있는 시대

(C)2018 長谷敏司・redjuice・monochrom/KADOKAWA/BEATLESS製作委員会

로봇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AI가 감정을 가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익숙한 설정이지만,
‘인간과 닮은 존재’와 함께한다는
감정의 복잡함
이 잘 담겨 있다.
SF+감정드라마의 결이 좋아서
‘설정이 흥미롭다’보다는
‘이 관계가 어디로 갈까’를 더 보게 된다.

프랙탈

시스템이 인간의 모든 것을 대신해주는 세상

(C)フラクタル製作委員会

완전히 자동화된 문명 속에서
인간의 ‘선택’이란 게
의미가 있는지 묻는 작품.

잔잔한 분위기와 감정 위주의 전개라
하드한 SF를 기대하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지만,
철학적 메시지나 설정이 잘 깔려 있다.
디자인은 귀엽지만,
내용은 의외로 묵직하다.

BLAME!

말이 거의 없는 하드 SF, 기계화된 세계에서 살아남는 인간 이야기

(C)弐瓶勉・講談社/東亜重工動画制作局

대사가 거의 없고,
세계관 설명도 별로 없지만,
느낌 하나로 끌고 가는 힘이 있는 애니.

완전한 기계문명 속에서
인간의 흔적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서사보단 분위기,
디테일보단 감각을
따라가는 느낌에 가깝다.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는 극장판 기준.

Ergo Proxy

기계, 인간, 존재, 기억에 대한 다층적인 질문이 담긴 작품

(출처: IMDb)

철학적인 대사와 느린 전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특징.
AI와 로봇은 이야기의 일부고,
사실은 인간의 정체성과
세계 인식에 대한 이야기로 흐른다.

입문용으로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생각할 거리 많은 SF를 찾는다면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


SF 애니는 기술의 미래를 그리면서도,
결국엔
‘그 안에서 인간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
에 대한 이야기
가 많다.

그래서 로봇, AI, 시스템이
중심에 있는 이야기라도
기계보단 오히려 더
‘사람 이야기’ 같을 때가 있다.

액션이 없어서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가끔은 그런 느린 감정과
생각이 쌓이는 애니가

더 오래 남는다.

다크 판타지라고 하면 종종
무겁고 잔인하고, 피와 절망으로
가득한 이미지
부터 떠오르곤 한다.

그런데 꼭 그런 방식이 아니어도,
어두운 세계관을 충분히
깊이 있게 보여주는 작품들이 있다.
잔혹하지 않지만 가볍게도 볼 수 없는,
그런 다크 판타지 애니들을 골라봤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아름답고 낭만적인데, 사실은 굉장히 어두운 배경

(출처: 스튜디오 지브리)

전쟁, 저주, 자아, 시간 같은
무거운 테마들이 깔려 있는데도
그림체와 연출 덕분에 잔인함 없이도
서늘한 분위기
가 잘 살아 있다.

하울이라는 인물 자체도
다크 판타지적 캐릭터에 가깝다.
보면 볼수록 어른의 시선으로
새롭게 느껴지는 작품.

모노노케

일본 전통 미스터리+다크 판타지 감성

(출처: テレ東・BSテレ東)

형식도 색감도 독특해서 처음엔 낯설지만,
이야기 구조 자체는 고전 괴담
같은 느낌
이라 금방 빠져든다.

잔혹한 내용을 돌려 말하지만
직접적인 묘사는 거의 없고,
오히려 기묘한 불편함과
상징적인 연출
이 인상적인 애니.
호불호는 있지만,
분위기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마법사의 신부

판타지 안에 고요한 어둠이 스며 있는 이야기

©2022 ヤマザキコレ/マッグガーデン・魔法使いの嫁製作委員会 ©2017 ヤマザキコレ/マッグガーデン・魔法使いの嫁製作委員会

요정, 고대 생물, 저주 같은 요소가 많은데도
전개는 아주 조용하고 잔잔하다.
그로테스크함 없이도
다크 판타지의 느낌을 잘 구현
한 작품.

치세와 엘리어스의
관계를 따라가다 보면,
외로움과 존재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요르문간드

총과 무기를 다루지만, 잔인함보다는 인물 중심

(C)2012 高橋慶太郎・小学館/ヨルムンガンド製作委員会

밀리터리 배경이지만,
연출이 지나치게 폭력적이지 않고,
세계의 이면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무기상’이라는 직업을 다루면서도

철학적인 대사들이 많고,
캐릭터들이 단순한 선악으로
나뉘지 않는 점이 이 장르
특유의 무게를 잘 살린다.
잔혹하지 않은 다크한 현실물.

비스트 사우루스 (B: The Beginning)

범죄, 음모, 능력자 배경이지만 크게 자극적이지 않음

(출처: IMDb)

미스터리와 범죄물이 섞여 있지만
잔인함보다는 세계관과
심리전 중심으로 전개
된다.

중반부터 다크 판타지 느낌이
점점 짙어지는데,
그 안에서 캐릭터의 고립감과
세계의 균열이 드러난다.
넷플릭스에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다크 판타지는 단순히
무거운 세계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감정과 존재들이
살아가는지를 따라가는 장르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굳이 자극적인 연출 없이도,
조용히 마음에 어두운 울림을
남기는 애니들이 더 오래 남는다.

온라인 게임은 이름만 보면
‘사람이 많아야 재밌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혼자 해도 오히려 더 집중되고
몰입되는 게임
들이 꽤 많다.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말 섞을 필요도 없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만큼만
할 수 있는 게임들.

"친구랑 하면 더 재밌겠지…"보다는
"혼자여도 충분히 재미있다"
싶은 것들을 위주로 골라봤다.

파이널 판타지 14 (Final Fantasy XIV)

MMO지만, 혼자서 즐기는 유저가 꽤 많다.

(출처: Steam)

최근에는 메인 퀘스트 대부분을
AI 동료와 함께 진행할 수 있게 바뀌었고,
스토리 중심의 구조라,
혼자 조용히 플레이하기에도 부담 없다.

이야기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몇 시간 지나 있고,
파티플레이는 원할 때만
하면 되니 소셜 피로도도 낮은 편.

디아블로

혼자서 몬스터 쓸어버리는 그 단순한 재미.

(출처: Battle.net)

온라인 기반이긴 하지만,
파티 없이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
그냥 사냥하고, 템 줍고,
성장시키는 루틴을 혼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특히 디아블로 3는 가격도 부담 없고,
짧은 시간에 뽕 뽑기 좋다.

 

로스트아크

국내 MMORPG 중에서는 혼자 플레이가 꽤 잘 되는 편.

(출처: 로스트아크)

레벨 올리고, 일일/주간 콘텐츠
루틴 돌리는 구조라
친구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 항상 있다.

파티 강요받는 건 일부 레이드 정도라,
그냥 던전 돌고 섬 탐험하고
스토리 즐기기엔 무리 없다.
생활 콘텐츠만 해도 하루가 금방 간다.

GTA 온라인 (GTA Online)

혼자서 이상한 짓 하면서도 시간 순삭되는 게임

(출처: Wikipedia)

다른 플레이어랑 엮이기 싫다면
솔로 세션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고,
그냥 차 훔치고 드라이브하거나,
미션 몇 개 돌고 마무리해도 할 거리가 많다.
자유도 높은 게임은 혼자일 때
더 부담 없이 즐기게 되기도 한다.

워프레임 (Warframe)

빠른 액션, 간편한 파밍, 그리고 눈치 안 보는 플레이

(출처: Steam)

기본 무료 게임이고,
매칭은 빠르지만 혼자 플레이도
전혀 어려움 없이 설계돼 있다.

시스템이 익숙해지면
반복 플레이 루틴이 생기고,
그게 또 묘하게 중독성 있다.
간단한 일과용으로도 좋다.

노 맨즈 스카이 (No Man’s Sky)

끝도 없는 우주 탐험, 그리고 누구의 간섭도 없는 구조

(출처: Steam)

멀티가 되긴 하지만,
사실상 혼자 즐기는 플레이가 기본값인 게임.
외계 생물 스캔하고,
우주선 업그레이드하고,

조용히 우주를 돌아다니다
보면 현실과는 전혀 다른 감정이 든다.
이건 그냥 나만의 세계에
잠기는 느낌이 더 강하다.

데스 스트랜딩 (Death Stranding)

혼자 걷는 게임인데, 생각보다 심심하지 않다.

(출처: Steam)

‘배달 게임’이라고 놀림받기도 했지만,
온라인 상호작용이 은근히 따뜻하다.
다른 유저가 만든 구조물 덕에
나도 수월하게 길을 걷게 되고,
내가 만든 길이 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실제 대화는 없지만 묘한 연결감이 생긴다.

발하임 (Valheim)

멀티 가능하지만 혼자서 생존하면서 천천히 발전해나가는 재미도 충분

(출처: Xbox)

특별히 말 걸 사람이 없다는 게
오히려 장점일 때가 있다.
혼자 숲 돌아다니고 집 짓고,
괜히 조용히 음악 들으며 낚시하고…

마인크래프트보다
조금 더 어둡고 깊은 분위기

몰입감이 좋다.
혼자서 해도 꽤 오래 갈 수 있다.


온라인 게임이라고 꼭
"같이 해야" 재미있는 건 아니다.
요즘은 혼자서 루틴 만들고,
천천히 즐기기 좋은 구조를
갖춘 게임도 많고,
오히려 말 안 섞어도
되는 게 장점인 게임도 있다.

친구가 없어서가 아니라,
혼자서도 충분히 괜찮아서
고르게 되는 게임들.
그런 선택도 좋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의 하루는
드라마보다도 드라마 같지만,
그래도 때로는 드라마 속 회사가
더 현실 같을 때도 있다.

출근, 보고, 회의, 야근…
하루를 다 회사에 쏟고 나면,
어쩌다 보게 된 드라마 속
'회사인 척하는 무대'가
진짜 내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
가 있다.

지금 소개하는 작품들은
웃기든, 짠하든, 조금 과장이 있든
회사 다니는 사람이라면 ‘이거 알아…’
하고 끄덕일 순간이 있는 드라마들.

미생 (tvN)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대표적인 오피스 드라마

(출처:tvN)

계약직, 보고 스트레스,
상사와의 거리감,
어딘가 하나쯤은 내 얘기 같다고
느끼게 만드는 힘이 있다.

현실적이지만
지나치게 무겁지 않고,
묘하게 위로되는 순간이 많은 작품.
회사라는 공간에서
'사람'을 보여주는 드라마.

오피스 (The Office, 미국판)

미국식 유쾌함으로 풀어낸 사무실 생존기

(출처: IMDb)

처음 보면 ‘이게 뭐지?’ 싶은데,
보다 보면 진짜 회사 생활의
어처구니없는 순간들
이 자꾸 겹쳐 보인다.

각 인물들의 성격이 극단적이긴 하지만,
어쩐지 우리 회사 어딘가에도
저런 사람 하나쯤은 있는 것 같고.

사무실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볼수록 공감이 쌓인다.

나의 해방일지 (JTBC)

겉으론 조용한데, 속으론 계속 부딪히는 감정들

(출처: jtbc)

직장을 다니며 무기력함, 소모감,
그저 버티는 감정에 대해 말하는 드라마.
회사 그 자체보다는 회사가
일상이 되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

느린 템포지만,
조용히 공감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말보다 공기가 많은 드라마.

우린폭망했다 (Wecrashed, 미국판)

공유오피스 스타트업 '위워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

일반적인 오피스물처럼
일상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스타트업 조직 특유의
불안정함, 과잉 열정,
사람 사이의 정치
같은 것들이 리얼하게 나온다.

스타트업 혹은 작은 조직에서
일해본 사람이라면
묘하게 낯설지 않은
감정선
이 많을 듯.
엔터식으로 풀어내긴 했지만,
충분히 공감되는 요소가 많다.

직장의 신

일에 ‘현타’ 오는 순간들을 제대로 건드리는 드라마

(출처: KBS)

김혜수가 맡은 계약직 ‘미스 김’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회사라는
공간의 위선, 꼰대력,
진짜 노동의 가치
를짚어주는 인물이라
꽤 통쾌하면서도 씁쓸하다.

유쾌한 드라마인 것 같지만,
보다 보면 ‘아... 진짜 그렇지’
싶은 장면들이 계속 나온다.
오피스 드라마로서
구조도 탄탄하고,
오래됐지만 지금 봐도 충분히 공감됨.


회사는 늘 무겁고
진지한 공간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그래서 가끔 드라마 속 장면 하나에
괜히 내 하루가 들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
가 있다.
그럴 때 보기 좋은 이야기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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