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애니는 결국
‘누가 이기느냐’보다
‘어떻게 여기에 도달했느냐’가
더 중요한 장르다.

기술적인 경기 묘사도 좋지만,
이기기 위해 감정을 쌓고
부딪히는 과정

깊게 남는 작품들이 있다.
여기 소개하는 건 그런 애니들.


하이큐!! (배구)

유명하지만, 그만큼 잘 만든 이야기

(출처: ハイキュー!!)

팀 스포츠에서 오는
“나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야”라는
감정선이 일관되게 흐른다.

속도감 있는 경기 연출,
매 화 뚜렷한 감정 변화,
경쟁자를 미워하게
만들지 않는 시선
이 좋다.
스포츠 애니 입문용으로도,
명작으로도 손색없는 작품.

슬램덩크 (농구)

명작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붙는 스포츠물

© I.T.PLANNING,INC. © 2022 THE FIRST SLAM DUNK Film Partners

90년대 작화지만,
여전히 감정선은
지금 봐도 정확히 와닿는다.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성장통,
서투른 열정,
그리고 마지막 경기에서
오는 먹먹한 감정까지.

TV 애니메이션은 전국대회
직전까지만 다뤄지고 끝났지만
,
최근 개봉한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
원작 마지막 경기인 산왕전이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완성됐다.

20년 넘게 기다린 팬들에게는
늦은 완결처럼 느껴지는 작품이고,
그만큼 감정의 밀도가 크다.
서투른 열정, 경쟁 속 성장
경기 후의 여운까지
스포츠 애니가 줄 수 있는
거의 모든 감정을 담고 있는 이야기.

다이아몬드 에이스 (야구)

흔한 설정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한 명의 시선’으로 팀을 보는 구도가 좋다

©寺嶋裕二・講談社/「ダイヤのA actⅡ」製作委員会・テレビ東京

야구는 기본적으로 경기 템포가 길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을 수 있는데,
이 작품은 선발 투수도 아닌,

후발 투수의 시선에서
팀을 바라보는 방식
이 흥미롭다.
특유의 유쾌함과 감정선이 잘 섞여 있어서
길지만 지루하진 않다.

유리!!! on ICE (피겨 스케이팅)

스포츠와 예술 사이, 감정과 경기의 선을 무너뜨린 드라마 같은 작품

©はせつ町民会/ユーリ!!! on ICE 製作委員会

애니 중에 이렇게 인물의 감정이
경기 연기에 그대로
녹아든 사례는 흔치 않다.

화려한 작화나 설정보다
‘마음의 떨림’이 스포츠라는
형식 안에서 그대로 보여지는 작품.

로맨스 요소도 있지만,
본질은 불안한 한 선수가
자신을 회복해나가는 이야기.

치하야후루 (경기 카루타)

익숙하지 않은 종목이지만, 정서적 몰입도는 전혀 뒤지지 않는다

(출처: 日本テレビ)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일본 전통 시와 감정,
경쟁이 겹쳐진 독특한 종목.

시를 외우는 경기인데도
속도감 있는 연출,
관계 안에서 오는 갈등과
열정이 정말 잘 녹아 있다.
보면 “이게 이렇게 몰입될 일이야?”
싶은 순간이 자주 온다.


스포츠 애니의 진짜 매력은
경기의 승패보다도
‘이걸 위해 얼마나 버텼고
고민했고, 휘청였는가’에 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그 인물들이 떠오르는 작품이라면,
그건 좋은 스포츠 애니였다고 생각한다.

이세계물이라고 해서 꼭
상태창이 떠야 할 이유는 없다.
게임적인 설정 없이도
‘현실과 다른 세계에 툭 던져졌을 때’
의 어색함이나,

‘다른 가치관 속에서 적응해가는 느낌’
만으로도
이세계 특유의
느낌은 충분히 살아난다.

이 리스트는 그런 작품들.
레벨업도 없고, 무쌍도 없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잔잔하게 몰입됐던 이야기들.


지금, 거기에 있는 나

중학생 주인공이 갑자기 낯선 세계로 끌려가면서 시작되는 디스토피아 이세계물

(출처: Amazon)

어둡고 잔인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보기 편한 작품은 아니지만,
"이세계는 무조건 로망이야"
같은 환상을 박살 내는 타입.

게임 요소 없이 전쟁
물 부족, 권력 구조 등
굉장히 리얼한 세계가 펼쳐진다.

동쪽의 에덴

현실과 동떨어진'게임 같은 룰이 적용된 현실 세계'로 빠진 인물들 이야기

(출처: Amazon)

말장난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이세계물이 반드시
중세 판타지일 필요는 없다.

현실에서 벗어난 독립적인 법칙과
권력 구조가 등장하며
주인공은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지를 파헤쳐 나간다.
게임 UI 같은 건 없지만,
구조상 완전한 이세계 드라마에 가깝다.

Fate/Zero

‘소환된 서번트들’의 존재와 함께 전개되는 거의 이세계급 전투물

©Nitroplus/TYPE-MOON・ufotable・FZPC

주인공이 직접 이세계로 넘어가진 않지만,
세계관 자체가 현실을
기반으로 한 ‘이능 세계’로 바뀐다.

이쪽도 RPG 요소는 전혀 없고,
등장인물 대부분은
자신이 원하든 아니든
'비정상적인 세계 질서'에 휘말려 있다.
이세계 전투물로서
정서적으로 가까운 느낌.

정령의 수호자

현실 세계 사람의 시점 없이
오리지널 이세계의 감정선만 보여주는 드문 사례

(출처: Production I.G)

주인공이 원래 그 세계 사람이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완전히 낯선 세계를 들여다보는 구조고,
무협과 판타지, 정치극이 섞인
완성도 높은 ‘비게임형

이세계 서사’라 포함.

12국기

고등학생 주인공이 갑작스럽게 이세계로 소환되어 왕이 되는 이야기

(출처: AT-X)

정석적인 이세계물이지만,
게임 요소는 전혀 없는 구성.
스킬도 없고, 퀘스트도 없고,
왕조, 정치, 인간관계 같은

‘진짜 살아가는 이야기’가 주가 되는 구조.

초반은 진입장벽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걸 넘기면 진짜 정통

이세계물이라는 느낌이 든다.

판도라 하츠 (Pandora Hearts)

세계 구조가 이중적이고,
주인공이 낯선 규칙을 따라야 하는 비게임형 이세계 서사

(출처: AT-X)

스토리가 초중반엔

복잡하게 전개되지만,
이세계 구조와 현실 사이의 단절,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라는
자아 중심의 전개가 인상적인 작품

게임 요소는 없고, 심리·드라마 성향이 강함.

하루가 피곤한 날엔
자극적인 전개도,
눈물 쥐어짜는 서사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땐 그냥 누가 옆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걸
바라보는 애니가 제일 좋더라.
소소한 생활, 말 많은 대사
대신 조용한 공기,
아무 일도 없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편해지는 작품들
.


논논비요리

(출처: ナタリー)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아이들이 그저
오늘을 사는 이야기.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다 함께 다니는 작은 학교,
주말이면 메뚜기 잡고, 냇가에서 놀고.
스토리보다 분위기.
정말 아무 일도 없는데
그게 좋아서 보게 되는 애니.

유루캠△

© あfろ・芳文社/野外活動プロジェクト

야외에서 조용히
라면 끓여먹는 느낌.
고요한 캠핑장, 겨울 공기,
혼자서 또는 친구랑 보내는 밤.

풍경이 예쁘고, 캐릭터들
톤도 낮고 차분해서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도 느슨해진다.
진짜로 혼자 밥 먹고
싶을 때 생각나는 작품.

타나카군은 항상 나른해

©ウダノゾミ/スクウェアエニックス・製作委員会はいつもけだるげ

매사에 의욕 없고
나른한 타나카군이
자기 페이스대로
하루하루를 사는 이야기.

근데 그게 너무 자연스럽고,
옆에 있는 친구들도 과하게
끼어들지 않아서 더 좋다.

웃기려고 하지도 않고,
감동을 줄 생각도 없는데

그냥 보기 편한 애니.

플라잉 위치

(C) 石塚千尋・講談社/「ふらいんぐうぃっち」製作委員会

마법사 수습생이
시골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마법은 있지만, 거의 안 쓴다.
농사짓고, 나물 캐고, 시장 가고…

판타지보단 일상이 중심이고,
거기서 오는 정서적인 편안함이 있다.
동네 고양이나 할머니가
주인공처럼 느껴질 때도 있음.

달콤달콤 & 짜릿짜릿

(C)雨隠ギド・講談社/「甘々と稲妻」製作委員会

아내를 잃은 아빠가
딸이랑 같이 밥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요리 애니라기보다
‘같이 밥 먹는 시간’을 통해
정서적으로 가까워지는 구조.

큰 사건은 없고,
그냥 저녁 준비하고,
서툴게라도 서로를 챙기려는
따뜻한 감정이 계속 이어진다.
먹는 장면보다 대화가 더 인상적인 애니.

에미야 가의 오늘의 밥상

©TAa・KADOKAWA・TYPE-MOON / 「衛宮さんちの今日のごはん」製作委員会

페이트 시리즈라고 해서 전투는 없음.
그냥 각 캐릭터들이 평범한
하루 속에서 밥을 해먹고
나눠먹고, 수다 떠는 이야기.

그날의 분위기, 계절, 식재료에
어울리는 요리가 조용히 등장한다.
몰입도나 긴장 없이
그냥 틀어두기 좋은 타입.

미나미가

(출처: AT-X)

세 자매의 느슨한 하루하루.
큰 기승전결 없이,
그냥 점심 뭐 먹고, 누가 먼저
샤워할지 싸우고 그런 일상.

코미디긴 하지만 과장되지 않고,
생활감 있는 캐릭터들이 중심.

집에서 조용히 보기 좋은 편.


이런 애니들은 ‘봐야겠다’는 생각보다
그냥 틀어두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어울리는
작품들이야.

드라마틱한 전개도 없고,
보여주려는 메시지도 크지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편하게 머무를 수 있다.

애니메이션이 꼭 활극이거나
감동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여도,
그 인물의 심리선이 조금씩
무너지는 과정을
따라가는 이야기들
도 있다.

오늘 추천하는 작품들은
드라마, 스릴러, SF처럼 보이지만
결국 중심은 ‘심리’에 있는 애니들.

긴장감보다는 잔상,
액션보다는 말투와
침묵에 집중하게 되는 종류다.


빙과 (氷菓)

‘아무 일도 아닌 일’에서 출발하는 잔잔한 심리 탐색

(C)米澤穂信・角川書店/神山高校古典部OB会

고등학교 고전부를 배경으로,
말 그대로 ‘아무 일도 아닌 사건’을
천천히 파고드는 구조.

일반적인 추리물처럼 보이지만
결국 중요한 건
그 상황에 처한 인물의 태도와
말하지 않은 감정
들.
호타로와 치탄다 사이의
공기가 인상적인 작품.

이토 준지 컬렉션 / 공포극장 시리즈

외적으로는 호러지만, 실제로는 인간 내면을 파고드는 이야기

© 伊藤潤二/朝日新聞出版・伊藤潤二『コレクション』製作委員会

무섭기보단 불쾌하게
오래 남는 종류의 이야기들
이다.
초자연적 요소가 등장해도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걸 겪는 인물이 드러내는
무의식, 억압, 집착 같은 것.

짧은 이야기 구성이라
가볍게 보면서도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학생회 임원들

겉은 가볍지만, 사실 대사 하나하나에 심리전이 숨어 있는 애니

© 氏家ト全・講談社/桜才学園生徒会視聴覚室 © KING RECORD CO., LTD. ALL RIGHTS RESERVED.

보기에 따라선
‘슬라이스 오브 라이프’에 가깝지만,
말장난과 개그 안에 관계의 불균형,
어색한 거리감
같은 게
교묘하게 섞여 있다.

유쾌하게 보이다가도
문득 “이 대사, 진심이었나?” 하고
멈칫하게 되는 장면들이 있다.
코미디의 탈을 쓴 미묘한 심리극.

학교생활! (がっこうぐらし!)

처음엔 일상물 같지만, 정신적 충격을 감당해내는 소녀들의 이야기

(C) Nitroplus/海法紀光・千葉サドル・芳文社/がっこうぐらし!製作委員会

1화를 지나고 나면
분위기가 완전히 뒤집힌다.
외부 세계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세계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너져가는 ‘마음’ 그 자체.

생존이 아니라
감정 버티기에 대한 이야기라
잔잔한 장면조차
무섭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퍼펙트 블루 (Perfect Blue)

90년대 작품이지만, 지금 봐도 심리 스릴러의 전형

(출처: 映画.com)

아이돌에서 배우로
전향한 주인공이
현실과 환상, 자아와 타자의
경계에서 무너져가는 이야기.
연출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불안하게 몰입되게 만든다.

현실과 내면의 심리가
엇갈리는 방식이라
‘진짜는 뭘까’라는 질문이
끝까지 따라붙는다.
가볍게 보기엔 무거운 주제지만,
심리극으로는
지금도 많이 언급되는 명작.

개그 애니는 호불호가
갈리기 쉬운 장르지만
“보다 보면 어느새 웃고 있었다”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작품들이 분명 있다.

말장난, 연출, 캐릭터 조합, 현실 공감…
방향은 다 다르지만,
보는 사람을 지치게 하지 않는
개그 애니
몇 편 소개한다


일하는 세포

몸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너무 진지하게 연기해서 더 웃긴 구조

©清水茜/講談社・アニプレックス・davidproduction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
모든 세포가 사람처럼
캐릭터화되어 있어서
진짜 공부가 되는 건 덤이고,
그 과도한 설정 몰입이
웃음 포인트가 된다.

누가 봐도 쉽게 웃을 수 있는
깔끔한 개그물.

사이키 쿠스오의 재난

능력치 만렙 초능력자가 평범하게 살고 싶은 이야기

©麻生周一/集英社・PK学園2 ©麻生周一/集英社・PK学園F ©麻生周一/集英社・PK学園R

매화 거의 모든 장면에
웃음 포인트가 들어가 있다.
속도감이 엄청나고, 대사량도 많은데
묘하게 피로감은 없다.

패턴이 반복되는 듯하면서도
늘 예상치 못한 흐름으로 가는 게 포인트.
짧은 시간에 웃고 싶을 때
가장 손이 잘 가는 애니 중 하나.

남자 고교생의 일상

제목처럼 정말 별 거 없는 남고생들의 쓸데없는 일상

©山内泰延/スクウェアエニックス・「男子高校生の日常」製作委員会

보는 내내 “아 이거 좀 해봤을 법한데?”
싶은 공감이 있고,
너무 진지하게 바보 같은
상황을 연기하는 게
이 작품의 진짜 웃음 포인트.

약간의 허세, 시큰둥한 반응
갑분싸까지
현실 기반 개그 좋아하는
사람에겐 강추.

오소마츠상

막 나가는 캐릭터들이 서로 티키타카 치는 구조가 핵심

(출처: テレ東)

6쌍둥이라는
전제부터 이미 비정상(?)인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드립
현실비판, 자기조롱이 굉장히 자유롭다.

사회풍자도 꽤 있고,
가볍게 보이지만 은근히 구조
잘 짠 개그물이기도 하다.

카구야님은 고백받고 싶어

연애물인데 개그 연출이 거의 메인처럼 느껴지는 작품

©赤坂アカ/集英社・かぐや様は告らせたい製作委員会

두 천재 고등학생이
서로에게 고백하게 만들기 위해
말도 안 되는 두뇌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

기묘하게 진지하고,
그 진지함이 웃음으로
바뀌는 포인트가 많다.
단순 로맨스보다 개그에 더 집중하고
싶은 사람
에게도 추천할 수 있음.


개그 애니는
내가 이걸 웃어도 되나 싶은 순간조차
웃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말장난 하나, 표정 하나, 눈치 게임 하나로
하루 스트레스 싹 날아가는 작품들.

크게 웃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기분 풀고 싶을 때

가볍게 틀어두면 좋은 애니들로 골라봤어.

AI나 로봇을 다루는 이야기는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되묻는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기계가 감정을 가지거나,
인간이 기계화되어가거나,
가까운 미래의 사회가 변화하면서
생기는 작은 균열들.

이번에 소개하는 애니들은
눈앞의 기술보단, 그 안에 담긴 질문에
더 집중하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액션보다는 분위기,
설정보다는 감정 흐름에
더 가까운 작품들.

이브의 시간

감정이 생긴 로봇이 ‘사람처럼’ 살아가는 공간

(출처: スタジオリッカ)

가정용 안드로이드가
일상화된 사회에서,
로봇과 인간의 경계를 잠시 지우는
카페가 등장한다.
이 안에서 벌어지는
짧은 에피소드들이
조용하게 울림을 준다.

말이 많지 않은 구성인데도
한 화 한 화 끝나고 나면
자꾸 생각이 남는다.
OVA + 극장판으로 완결되어 있어서
금방 볼 수 있다.

플라네테스

우주 쓰레기 수거라는 현실적인 설정이 오히려 더 가까이 와닿는다

© 幸村誠・講談社/サンライズ・バンダイビジュアル・NHKエンタープライズ

AI나 로봇 중심은 아니지만,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이 일하는
풍경을 진지하게 그린 애니.

우주라는 비현실적 공간 안에서도
사람들 간의 거리, 감정, 갈등이
너무 현실적이다.
지금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더 공감할 수 있는 작품.

BEATLESS

인간과 외형이 같은 로봇(hIE)이 사회 속에 녹아 있는 시대

(C)2018 長谷敏司・redjuice・monochrom/KADOKAWA/BEATLESS製作委員会

로봇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AI가 감정을 가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익숙한 설정이지만,
‘인간과 닮은 존재’와 함께한다는
감정의 복잡함
이 잘 담겨 있다.
SF+감정드라마의 결이 좋아서
‘설정이 흥미롭다’보다는
‘이 관계가 어디로 갈까’를 더 보게 된다.

프랙탈

시스템이 인간의 모든 것을 대신해주는 세상

(C)フラクタル製作委員会

완전히 자동화된 문명 속에서
인간의 ‘선택’이란 게
의미가 있는지 묻는 작품.

잔잔한 분위기와 감정 위주의 전개라
하드한 SF를 기대하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지만,
철학적 메시지나 설정이 잘 깔려 있다.
디자인은 귀엽지만,
내용은 의외로 묵직하다.

BLAME!

말이 거의 없는 하드 SF, 기계화된 세계에서 살아남는 인간 이야기

(C)弐瓶勉・講談社/東亜重工動画制作局

대사가 거의 없고,
세계관 설명도 별로 없지만,
느낌 하나로 끌고 가는 힘이 있는 애니.

완전한 기계문명 속에서
인간의 흔적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서사보단 분위기,
디테일보단 감각을
따라가는 느낌에 가깝다.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는 극장판 기준.

Ergo Proxy

기계, 인간, 존재, 기억에 대한 다층적인 질문이 담긴 작품

(출처: IMDb)

철학적인 대사와 느린 전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특징.
AI와 로봇은 이야기의 일부고,
사실은 인간의 정체성과
세계 인식에 대한 이야기로 흐른다.

입문용으로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생각할 거리 많은 SF를 찾는다면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


SF 애니는 기술의 미래를 그리면서도,
결국엔
‘그 안에서 인간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
에 대한 이야기
가 많다.

그래서 로봇, AI, 시스템이
중심에 있는 이야기라도
기계보단 오히려 더
‘사람 이야기’ 같을 때가 있다.

액션이 없어서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가끔은 그런 느린 감정과
생각이 쌓이는 애니가

더 오래 남는다.

다크 판타지라고 하면 종종
무겁고 잔인하고, 피와 절망으로
가득한 이미지
부터 떠오르곤 한다.

그런데 꼭 그런 방식이 아니어도,
어두운 세계관을 충분히
깊이 있게 보여주는 작품들이 있다.
잔혹하지 않지만 가볍게도 볼 수 없는,
그런 다크 판타지 애니들을 골라봤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아름답고 낭만적인데, 사실은 굉장히 어두운 배경

(출처: 스튜디오 지브리)

전쟁, 저주, 자아, 시간 같은
무거운 테마들이 깔려 있는데도
그림체와 연출 덕분에 잔인함 없이도
서늘한 분위기
가 잘 살아 있다.

하울이라는 인물 자체도
다크 판타지적 캐릭터에 가깝다.
보면 볼수록 어른의 시선으로
새롭게 느껴지는 작품.

모노노케

일본 전통 미스터리+다크 판타지 감성

(출처: テレ東・BSテレ東)

형식도 색감도 독특해서 처음엔 낯설지만,
이야기 구조 자체는 고전 괴담
같은 느낌
이라 금방 빠져든다.

잔혹한 내용을 돌려 말하지만
직접적인 묘사는 거의 없고,
오히려 기묘한 불편함과
상징적인 연출
이 인상적인 애니.
호불호는 있지만,
분위기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마법사의 신부

판타지 안에 고요한 어둠이 스며 있는 이야기

©2022 ヤマザキコレ/マッグガーデン・魔法使いの嫁製作委員会 ©2017 ヤマザキコレ/マッグガーデン・魔法使いの嫁製作委員会

요정, 고대 생물, 저주 같은 요소가 많은데도
전개는 아주 조용하고 잔잔하다.
그로테스크함 없이도
다크 판타지의 느낌을 잘 구현
한 작품.

치세와 엘리어스의
관계를 따라가다 보면,
외로움과 존재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요르문간드

총과 무기를 다루지만, 잔인함보다는 인물 중심

(C)2012 高橋慶太郎・小学館/ヨルムンガンド製作委員会

밀리터리 배경이지만,
연출이 지나치게 폭력적이지 않고,
세계의 이면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무기상’이라는 직업을 다루면서도

철학적인 대사들이 많고,
캐릭터들이 단순한 선악으로
나뉘지 않는 점이 이 장르
특유의 무게를 잘 살린다.
잔혹하지 않은 다크한 현실물.

비스트 사우루스 (B: The Beginning)

범죄, 음모, 능력자 배경이지만 크게 자극적이지 않음

(출처: IMDb)

미스터리와 범죄물이 섞여 있지만
잔인함보다는 세계관과
심리전 중심으로 전개
된다.

중반부터 다크 판타지 느낌이
점점 짙어지는데,
그 안에서 캐릭터의 고립감과
세계의 균열이 드러난다.
넷플릭스에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다크 판타지는 단순히
무거운 세계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감정과 존재들이
살아가는지를 따라가는 장르
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굳이 자극적인 연출 없이도,
조용히 마음에 어두운 울림을
남기는 애니들이 더 오래 남는다.

연애 이야기라는 건
어디서 시작하고 어디서
끝나는지가 생각보다 중요하다.
중간에 멈춰버린 로맨스는
여운보다는 찜찜함을 남기기 쉽고,
끝까지 함께한 관계의 변화
그 자체로 감정이 된다.

오늘은 ‘완결’이라는 점에서
더 좋았던 로맨스 애니들
을 정리해봤다.
이미 다 끝난 이야기니까,
하루 이틀 몰아서 보기에도 부담 없다.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조용한 감정선,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기에 더 진심 같았던 관계

© 眉月じゅん・小学館/アニメ「恋雨」製作委員会

알바생 여고생과 점장 아저씨의 로맨스지만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어른스러운 거리감이 잘 그려진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감정이
‘같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라는 걸
조용히 보여주는 애니.
13화로 완결되어 있어 짧고 단단하다.

언젠가는 대마왕

초반엔 하렘물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감정선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로맨스

(출처: AT-X)

시대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긴 하지만,
그 속에서 주인공이 한 사람을 향해
진심으로 움직이는 흐름
이 있다.

로맨스 + 성장물로도 볼 수 있고,
막판 몇 화에서 관계가 정리되는 구조라
완결된 느낌이 확실하다.

쓰르라미 울 적에

장르 자체는 미스터리지만, 그 안에 절절한 감정과 사랑이 있다

(출처: AT-X)

‘로맨스 애니’라고 말하긴 애매하지만,
전체 시리즈를 다 보고 나면
이 이야기는 결국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의 축적이었구나
싶어진다.
폭력성이나 고어한 연출이 있긴 하지만,
완결 이후 감정선은 매우 뚜렷하게 남는다.

토라도라!

명실상부 완결 로맨스의 대표작

(출처: AT-X)

초반엔 티격태격, 중반엔 서서히 변화,
후반엔 감정 폭발.
전형적인 구조지만,
그게 오히려 안정감을 준다.

마지막화에 이르면
‘이래서 이 둘이 함께여야 했구나’
라는 감정이 정리된다.
완결된 로맨스 중에서도
오래 회자되는 이유가 있는 작품.

시간을 달리는 소녀

연애감정보다 ‘놓칠 수밖에 없는 마음’이 오래 남는 이야기

(출처: KADOKAWA)

극장판 애니메이션.
연애라는 이름으로 다뤄지진 않지만,
어떻게 해도 닿을 수 없는 타이밍,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는
감정선
이 너무 잘 묘사된다.

딱 1시간 30분 남짓.
보고 나면 말 없이
멍해지는 종류의 여운이 있다.


로맨스라는 감정은
‘끝났기 때문에 아름다웠다’고
느껴지는 순간
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완결된 로맨스 애니는
그 자체로 감정 정리를
도와주는 느낌
도 있다.

다 보고 나면 어쩐지
실제로 누굴 좋아했던
기억까지 같이 떠오르기도 하고.

‘애니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은 없는데… 뭔가 시작해볼까?’
너무 복잡하거나
‘덕력’이 필요한 작품보단
,
보편적인 이야기와 감정선이
깔린 편안한 애니
들이 좋다.
아래는 그런 기준으로 선별한 리스트.

츠루네 -풍사고등궁도부-

궁도라는 낯선 소재지만, 이야기 구조는 아주 익숙하고 편하다.

©綾野ことこ・京都アニメーション/ツルネ製作委員会

스포츠물인데도 소음 없고,
감정 표현이 조용한 쪽
에 가깝다.
인물들 간의 거리감,
불안과 회복의 과정을
굳이 소리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낸 게 인상적.
작화나 음악이 차분해서
하루 끝에 틀어두기에도 좋다.

나만이 없는 거리

스릴러인데 무섭지 않고, 감정적으로 잘 짜인 이야기

©2016 三部けい/KADOKAWA/アニメ「僕街」製作委員会 ©Kei SANBE 2015/KADOKAWA

과거로 돌아가 미해결
사건을 막으려는 이야기인데
시간여행 설정이 복잡하지 않게
설명돼 있어서 입문자도 보기 편하다.

범인을 좁혀가는 전개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마지막 몇 화에서
감정적으로 크게 와닿는다.

카드캡터 체리

“이런 게 입문용으로 되나?” 싶을 수 있는데, 그래서 더 좋다.

© CLAMP・ShigatsuTsuitachi CO.,LTD./講談社 © CLAMP・ST・講談社/NHK・NEP © CLAMP・ST/講談社・NEP・NHK

클래식한 마법소녀물이지만,
지금 봐도 캐릭터 감정선이
꽤 섬세하고 따뜻하다.

동화 같은 분위기와 느긋한 전개라
어릴 때 봤던 애니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싶은 사람
에게도 잘 맞는다.
부담 없이 ‘일상+약간의 환상’부터
시작해볼 수 있는 작품.

신의 탑

익숙한 그림체와 구조 덕분에 입문 허들이 낮다.

©Tower of God 2 Animation Partners

배경은 판타지지만, 스토리 전개 방식은
기존의 일본식 애니보다
웹툰 느낌이 강하다

캐릭터 소개, 전개 방식, 감정선 표현이
비교적 직선적이어서
‘애니는 뭔가 복잡하다’는
인상을 줄이지 않는다.
초반 진입은 쉽고, 성장형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월간순정 노자키 군

로맨스 코미디인데 ‘가볍고 빠르고, 피곤하지 않음’

(출처: AT-X)

대사가 많긴 하지만,
말맛이 깔끔하고 캐릭터 간
텐션도 적당히 적당하다.

애니를 잘 안 보는 사람도
‘오버하지 않는 웃음’이라
가볍게 보기 좋고,

짧은 분량이라
몰아보기에도 부담 없다.
첫 입문작이
꼭 감동일 필요는 없으니까,
그냥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선택지로 좋다.

아리아 시리즈 (ARIA The Animation 등)

조용히 흘러가는 일상계 애니의 정석

(출처: IMDb)

우주 시대, 수상도시라는 배경이지만
실제로는 그냥 따뜻한
감성 일상물
에 가깝다.

친절하고 느긋한 사람들,
차분한 음악, 잔잔한 에피소드.
바쁘거나 지친 일상에서 잠깐 빠져나오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


처음 애니를 보는 사람에겐
'세계관'이나 '설정'보다,
‘내가 공감할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오늘 소개한 작품들은
그런 공감과 감정 흐름이
부담 없이 닿는 구조를 가진 애니들.
애니를 좋아하게 되는 건 결국,
작품이 아니라 감정선 하나에
꽂힐 때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명작’이라는 단어는 사실 좀 무겁다.
근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도 다시 생각나는 작품
늘 몇 개 정해져 있다.
그게 진짜 명작이라는 거겠지.


강철의 연금술사: 브라더후드

완결형 애니의 정석.

(C)荒川弘/スクウェアエニックス・毎日放送・アニプレックス・ボンズ・電通2003

기승전결이 아주 깔끔하고,
철학적인 주제도 묵직하게 담겨 있다.
감정선, 액션, 캐릭터 서사
다 균형 잡혀 있어서
입문작이든 애니 좀 본 사람이든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작품.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시대를 지나도 영향력은 남는다.

(C)2006谷川流・いとうのいぢ/SOS団

지금 보면 연출이 올드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 당시 기준으론 충격적인 형식
실험과 분위기
가 많았다.

순서 섞여 있는 화 구성이라던가,
나중에 다시 보면 더 보이는
복선들이 있어서 오래 회자된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꽤 독특하다.

클라나드 After Story

감정선이 강하게 올라오는 쪽.

(C)VisualArt's/Key/光坂高校演劇部

전반부는 평범한
학원물처럼 보이지만,
시즌 2부터는 삶, 가족,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전면에 꺼낸다.

보고 나면 감정 정리할
시간이 좀 필요해지는 작품.

애니 보고 눈물 흘려본 적
없는 사람도 이건 좀 다르다.

모노가타리 시리즈

대사, 연출, 캐릭터의 독특함이 한데 모인 스타일 애니.

©西尾維新/講談社・アニプレックス・シャフト

사실 처음 보면 “이게 뭐지?” 싶은데,
보다 보면 묘하게 빠져든다.

화려한 말장난 속에 꽤
진지한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취향 좀 타지만, 맞으면
진짜 깊게 빠지는 타입.

카우보이 비밥 (Cowboy Bebop)

올드하긴 하지만, 여전히 감각적이다.

©サンライズ ©サンライズ・ボンズ・バンダイビジュアル

우주 배경, 쿨한 캐릭터들
재즈 음악, 느긋한 에피소드 구성…
한 화 한 화가 단편처럼 흘러가다가,

마지막 즈음엔 꽤 깊은 여운을 남긴다.
감성적이면서도 너무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그 균형이 좋다.

이누야샤

시대를 통과하는 추억 속 판타지.

©SUNRISE/PROJECT L-GEASS Character Design ©2006-2018 CLAMP・ST

오래된 작품이지만,
세계관과 캐릭터 구성이 탄탄해서
지금 봐도 충분히 매력적
이다.
긴 분량이 부담일 수 있지만,

묘하게 익숙하고 편안한 전개가
퇴근 후 정주행용으로도 좋다.
후속 시리즈까지
함께 보면 감정 회수도 괜찮다.

코드기어스 반역의 를르슈

전개 속도가 꽤 빠르고, 몰입도 강하다.

©SUNRISE/PROJECT L-GEASS Character Design ©2006-2018 CLAMP・ST

정치, 심리전, 액션, 반전…
전부 다 들어가 있는데
그걸 억지스럽지 않게
하나의 이야기로 잘 엮어낸다.

엔딩은 지금도 의견
분분할 만큼 강렬하고,
“인물 하나가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어가는가”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

빙과 (氷菓)

큰 사건은 없는데, 이상하게 빠져든다.

-(C)米澤穂信・角川書店/神山高校古典部OB会

고등학생들이 주변의 사소한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이야기인데,
사건보다 사람의 태도와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잔잔한데 집중도는 높고
무엇보다 작화가 정말 부드럽다.
대사 한 줄 한 줄이 오래 머문다.

바이올렛 에버가든

감정선이 서서히 올라오는 애니.

©暁佳奈・京都アニメーション/ヴァイオレット・エヴァーガーデン製作委員会

화려한 액션도 없고,
그냥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하면서
한 사람씩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구조인데,

그 에피소드들이 하나하나 깊다.
쌓여가는 감정이 어느 순간 터진다.

너의 이름은

많이 회자됐지만, 그만큼 힘 있는 이야기.

(C) 2016「君の名は。」製作委員会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
음악과 연출이 한 장면 한 장면을
기억하게 만들고,

“그때 그 느낌”을 소중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더 깊게 들어간다.

다 알고 있는 작품이지만,
인생작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데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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