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보다가 울었다는 얘기를 하면
대충 두 가지 반응이 돌아온다.

“진짜? 애니 보고 울 수 있어?”
라는 반응이거나,
“아 그 장면… 나도 눈물났었지…”
하는 공감.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가
가진 어떤 선명함 때문인지,
감정선이 맞아떨어질 때
그 울림이 생각보다 오래간다.

이 아래에 적은 작품들도 그랬다.
말없이 여운이 남는 종류의 이야기들.


4월은 너의 거짓말

음악을 들으면 그 장면이 떠오르는 애니.

(C) 新川直司・講談社/「四月は君の嘘」製作委員会

처음엔 피아노 소년 이야기 같다가,
보다 보면 이건 감정의 성장, 이별
그리고 다시 살아가려는 이야기다.

결말을 모른 채 봤다면
어느 순간 뒤통수처럼 감정이 밀려온다.
그리고 그 여운은 의외로 길게 간다.

클라나드: 애프터 스토리 (Clannad After Story)

'가족'이라는 키워드에 약한 사람이라면 조심해야 한다.

(C)VisualArt's/Key/光坂高校演劇部

시즌1에서 일단 캐릭터들과
정이 들어야 하고,
시즌2(After Story)로 넘어가면
감정선이 훅 깊어진다.

단순한 학원물이 아니다.
삶, 상실, 책임,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
라서…

후반부는 진짜 각오하고 봐야 한다.
묘하게 현실적으로 아프다.

아노하나 (그 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성장통과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

(C)ANOHANA PROJECT

죽은 친구에 대한 죄책감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그게 단순히 슬픈 게 아니라,
그 시절 우리가 마주했던
감정들을 찌르듯 꺼내준다.

특히 마지막 화는...
어느 순간 숨도 못 쉬고 보고 있더라.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극장 애니메이션)

제목은 자극적이지만, 내용은 정반대.

© 住野よる/双葉社  © 君の膵臓をたべたい アニメフィルムパートナーズ

아픈 소녀와 무심한 소년의 이야기.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감정이 한 번 올라오면
감당이 안 될 만큼 진하다.

결말을 알고 봐도
다시 울 수 있는 작품이다.

바이올렛 에버가든

애니를 통해 편지를 받는 느낌.

©暁佳奈・京都アニメーション/ヴァイオレット・エヴァーガーデン製作委員会

한 회 한 회가 에피소드식인데
다루는 이야기가 너무 따뜻하다.
그리고 그 따뜻함이

너무 조용하게 다가와서 더 아프다.
울음 포인트가 확 터지는 건 아니고,
그냥 잔잔하게 스며드는 감정.

극장판까지 다 보면,
이 인물이 겪은 감정의
크기를 더 이해하게 된다.

날씨의 아이

'너의 이름은'보다 개인적으로 더 여운이 길었던 작품.

(C) 2019「天気の子」製作委員会

신카이 마코토 특유의 감성
그림, 음악은 물론 좋고.
근데 이 이야기는 유난히 외로움
대해 잘 그렸다고 생각한다.

세상이 내게 등을 돌릴 때
내가 붙잡고 싶은 단 하나를
위해 모든 걸 거는 이야기.

늑대아이

부모 입장에서 봐도, 자식 입장에서 봐도 다르다.

(C)2012「おおかみこどもの雨と雪」製作委員会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를 이렇게 따뜻하게,
또 조용하게 그려낸 작품이 잘 없다.

잔잔하지만 감정이 분명하고,
울림이 큰 이야기.

애니메이션이지만 아주 현실적이다.
그래서 더 슬프고, 더 따뜻하다.


이런 애니는 꼭 울어야 좋은 게 아니라,
울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솔직한 감정을 건드린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바쁠 땐 피하게 되지만
가끔 감정 정리할 여유가
있을 때 꺼내보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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