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피곤한 날엔
자극적인 전개도,
눈물 쥐어짜는 서사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럴 땐 그냥 누가 옆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걸
바라보는 애니가 제일 좋더라.
소소한 생활, 말 많은 대사
대신 조용한 공기,
아무 일도 없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편해지는 작품들
.


논논비요리

(출처: ナタリー)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아이들이 그저
오늘을 사는 이야기.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다 함께 다니는 작은 학교,
주말이면 메뚜기 잡고, 냇가에서 놀고.
스토리보다 분위기.
정말 아무 일도 없는데
그게 좋아서 보게 되는 애니.

유루캠△

© あfろ・芳文社/野外活動プロジェクト

야외에서 조용히
라면 끓여먹는 느낌.
고요한 캠핑장, 겨울 공기,
혼자서 또는 친구랑 보내는 밤.

풍경이 예쁘고, 캐릭터들
톤도 낮고 차분해서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도 느슨해진다.
진짜로 혼자 밥 먹고
싶을 때 생각나는 작품.

타나카군은 항상 나른해

©ウダノゾミ/スクウェアエニックス・製作委員会はいつもけだるげ

매사에 의욕 없고
나른한 타나카군이
자기 페이스대로
하루하루를 사는 이야기.

근데 그게 너무 자연스럽고,
옆에 있는 친구들도 과하게
끼어들지 않아서 더 좋다.

웃기려고 하지도 않고,
감동을 줄 생각도 없는데

그냥 보기 편한 애니.

플라잉 위치

(C) 石塚千尋・講談社/「ふらいんぐうぃっち」製作委員会

마법사 수습생이
시골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마법은 있지만, 거의 안 쓴다.
농사짓고, 나물 캐고, 시장 가고…

판타지보단 일상이 중심이고,
거기서 오는 정서적인 편안함이 있다.
동네 고양이나 할머니가
주인공처럼 느껴질 때도 있음.

달콤달콤 & 짜릿짜릿

(C)雨隠ギド・講談社/「甘々と稲妻」製作委員会

아내를 잃은 아빠가
딸이랑 같이 밥을 만들어가는 이야기.
요리 애니라기보다
‘같이 밥 먹는 시간’을 통해
정서적으로 가까워지는 구조.

큰 사건은 없고,
그냥 저녁 준비하고,
서툴게라도 서로를 챙기려는
따뜻한 감정이 계속 이어진다.
먹는 장면보다 대화가 더 인상적인 애니.

에미야 가의 오늘의 밥상

©TAa・KADOKAWA・TYPE-MOON / 「衛宮さんちの今日のごはん」製作委員会

페이트 시리즈라고 해서 전투는 없음.
그냥 각 캐릭터들이 평범한
하루 속에서 밥을 해먹고
나눠먹고, 수다 떠는 이야기.

그날의 분위기, 계절, 식재료에
어울리는 요리가 조용히 등장한다.
몰입도나 긴장 없이
그냥 틀어두기 좋은 타입.

미나미가

(출처: AT-X)

세 자매의 느슨한 하루하루.
큰 기승전결 없이,
그냥 점심 뭐 먹고, 누가 먼저
샤워할지 싸우고 그런 일상.

코미디긴 하지만 과장되지 않고,
생활감 있는 캐릭터들이 중심.

집에서 조용히 보기 좋은 편.


이런 애니들은 ‘봐야겠다’는 생각보다
그냥 틀어두고 싶은 마음이
들 때 어울리는
작품들이야.

드라마틱한 전개도 없고,
보여주려는 메시지도 크지 않지만
그래서 오히려 편하게 머무를 수 있다.

‘애니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은 없는데… 뭔가 시작해볼까?’
너무 복잡하거나
‘덕력’이 필요한 작품보단
,
보편적인 이야기와 감정선이
깔린 편안한 애니
들이 좋다.
아래는 그런 기준으로 선별한 리스트.

츠루네 -풍사고등궁도부-

궁도라는 낯선 소재지만, 이야기 구조는 아주 익숙하고 편하다.

©綾野ことこ・京都アニメーション/ツルネ製作委員会

스포츠물인데도 소음 없고,
감정 표현이 조용한 쪽
에 가깝다.
인물들 간의 거리감,
불안과 회복의 과정을
굳이 소리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낸 게 인상적.
작화나 음악이 차분해서
하루 끝에 틀어두기에도 좋다.

나만이 없는 거리

스릴러인데 무섭지 않고, 감정적으로 잘 짜인 이야기

©2016 三部けい/KADOKAWA/アニメ「僕街」製作委員会 ©Kei SANBE 2015/KADOKAWA

과거로 돌아가 미해결
사건을 막으려는 이야기인데
시간여행 설정이 복잡하지 않게
설명돼 있어서 입문자도 보기 편하다.

범인을 좁혀가는 전개도 깔끔하고,
무엇보다 마지막 몇 화에서
감정적으로 크게 와닿는다.

카드캡터 체리

“이런 게 입문용으로 되나?” 싶을 수 있는데, 그래서 더 좋다.

© CLAMP・ShigatsuTsuitachi CO.,LTD./講談社 © CLAMP・ST・講談社/NHK・NEP © CLAMP・ST/講談社・NEP・NHK

클래식한 마법소녀물이지만,
지금 봐도 캐릭터 감정선이
꽤 섬세하고 따뜻하다.

동화 같은 분위기와 느긋한 전개라
어릴 때 봤던 애니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싶은 사람
에게도 잘 맞는다.
부담 없이 ‘일상+약간의 환상’부터
시작해볼 수 있는 작품.

신의 탑

익숙한 그림체와 구조 덕분에 입문 허들이 낮다.

©Tower of God 2 Animation Partners

배경은 판타지지만, 스토리 전개 방식은
기존의 일본식 애니보다
웹툰 느낌이 강하다

캐릭터 소개, 전개 방식, 감정선 표현이
비교적 직선적이어서
‘애니는 뭔가 복잡하다’는
인상을 줄이지 않는다.
초반 진입은 쉽고, 성장형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월간순정 노자키 군

로맨스 코미디인데 ‘가볍고 빠르고, 피곤하지 않음’

(출처: AT-X)

대사가 많긴 하지만,
말맛이 깔끔하고 캐릭터 간
텐션도 적당히 적당하다.

애니를 잘 안 보는 사람도
‘오버하지 않는 웃음’이라
가볍게 보기 좋고,

짧은 분량이라
몰아보기에도 부담 없다.
첫 입문작이
꼭 감동일 필요는 없으니까,
그냥 가볍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선택지로 좋다.

아리아 시리즈 (ARIA The Animation 등)

조용히 흘러가는 일상계 애니의 정석

(출처: IMDb)

우주 시대, 수상도시라는 배경이지만
실제로는 그냥 따뜻한
감성 일상물
에 가깝다.

친절하고 느긋한 사람들,
차분한 음악, 잔잔한 에피소드.
바쁘거나 지친 일상에서 잠깐 빠져나오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


처음 애니를 보는 사람에겐
'세계관'이나 '설정'보다,
‘내가 공감할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오늘 소개한 작품들은
그런 공감과 감정 흐름이
부담 없이 닿는 구조를 가진 애니들.
애니를 좋아하게 되는 건 결국,
작품이 아니라 감정선 하나에
꽂힐 때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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