쯔꾸르 호러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래픽은 투박한데,
오히려 그래서 더 상상하게 되고,

한정된 연출 속에서도
쎄한 분위기가 진짜 잘 살아있다.
딱히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픽이 리얼한 것도 아닌데,

밤에 혼자 하기엔 어쩐지
조금 주저하게 되는 게임들.

그런데도 자꾸 손이 가는 이유는,
이야기와 분위기 때문일 거다.


아오오니 (青鬼)

다들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게임.

(출처: 아오오니 시리즈 공식 X)

푸른 괴물한테 쫓기면서
퍼즐 푸는 단순한 구조인데도,
‘언제 나올지 모른다’는
긴장감
하나로 꽤 강한 인상을 남긴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면이 워낙
유명해서 밈처럼 소비되기도 했지만,
처음 할 땐 진심으로 무섭다.
지금 보면 오히려
그 투박함이 정겹게 느껴지기도.

마녀의 집 (魔女の家 / The Witch’s House)

예쁘고 아기자기한 도트풍인데, 내용은 정반대다.

Copyright© ふみー All Rights Reserved.

잔혹함, 반전, 심리적인
불쾌함까지 꽤 세게 온다.
처음 플레이할 땐 그냥
퍼즐 호러인 줄 알았는데,

엔딩을 보고 나면
“이런 이야기였다고?” 싶어진다.

그래서 다 클리어하고 나서도
계속 생각나는 게임 중 하나.

이브 (Ib)

미술관 배경이라는 설정부터가 이미 ‘그쪽 감성’이다.

©kouri All rights reserved. Licensed to and published by Active Gaming Media Inc. ©Gotcha Gotcha Games Inc./YOJI OJIMA 2015

말 없이 이어지는 공포,
정적인 분위기,
그리고 등장인물 사이의
묘한 거리감
이 정말 잘 만들어졌다.

무섭다기보다는, 계속 마음이
불편해지는 종류의 공포다.
근데 그게 또 좋아서 계속 하게 된다.
리메이크 버전도 깔끔하게 잘 나왔다.

유메닛키 (ゆめにっき / Yume Nikki)

명확한 목표도 없고, 설명도 거의 없다.

(출처: Steam)

주인공이 꿈속을 돌아다니는 게임인데,
이상한 감정이 끊임없이 밀려든다.
공포 게임이라기보단
‘불쾌한 꿈을 직접 체험하는 게임’에 가깝다.

대사를 거의 쓰지 않고도
분위기 하나로 압도하는 능력이 있다.
음악, 색감, 맵 구성 전부 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콥스 파티

원래는 쯔꾸르 게임이었고, 이후에 여러 플랫폼으로 확장된 케이스.

©Team GrisGris/MAGES.

학원 괴담이라는 익숙한 소재인데,
스토리 전개가 꽤 잔인하고 복잡하다.
무섭다기보다, 잔혹한 상황을
감정적으로 밀어붙이는 쪽에 가까운 공포
.
캐릭터 간의 감정선도 얽혀 있어서,
공포와 동시에 몰입도 생긴다.

매드 파더 (Mad Father)

‘광기’라는 키워드를 잘 써먹은 작품.

(출처: Steam)

기본적인 공포 연출은 물론,
스토리 자체에 비틀린
가족 관계와 불편한 감정
이 녹아 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플레이어 입장에서도
주인공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애매해진다.
마녀의 집과 느낌이 좀 비슷한데,
이쪽이 조금 더 서사 중심.


쯔꾸르 호러는
크게 무섭지 않아 보여도,
조용한 분위기랑 불편한
이야기 전개가 의외로 깊이 남는다.

게임성보다는 감정과 기억에
남는 쪽에 가까운 장르라,
한두 작품 해보고 맞는다면,
꽤 오래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무섭긴 한데,
그 무서움이 오히려
차분한 감정이랑 맞물릴 때

쯔꾸르 호러의 진짜 매력이
드러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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