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나 로봇을 다루는 이야기는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되묻는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기계가 감정을 가지거나,
인간이 기계화되어가거나,
가까운 미래의 사회가 변화하면서
생기는 작은 균열들.

이번에 소개하는 애니들은
눈앞의 기술보단, 그 안에 담긴 질문에
더 집중하게 되는 이야기들이다.
액션보다는 분위기,
설정보다는 감정 흐름에
더 가까운 작품들.

이브의 시간

감정이 생긴 로봇이 ‘사람처럼’ 살아가는 공간

(출처: スタジオリッカ)

가정용 안드로이드가
일상화된 사회에서,
로봇과 인간의 경계를 잠시 지우는
카페가 등장한다.
이 안에서 벌어지는
짧은 에피소드들이
조용하게 울림을 준다.

말이 많지 않은 구성인데도
한 화 한 화 끝나고 나면
자꾸 생각이 남는다.
OVA + 극장판으로 완결되어 있어서
금방 볼 수 있다.

플라네테스

우주 쓰레기 수거라는 현실적인 설정이 오히려 더 가까이 와닿는다

© 幸村誠・講談社/サンライズ・バンダイビジュアル・NHKエンタープライズ

AI나 로봇 중심은 아니지만,
근미래를 배경으로 인간이 일하는
풍경을 진지하게 그린 애니.

우주라는 비현실적 공간 안에서도
사람들 간의 거리, 감정, 갈등이
너무 현실적이다.
지금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더 공감할 수 있는 작품.

BEATLESS

인간과 외형이 같은 로봇(hIE)이 사회 속에 녹아 있는 시대

(C)2018 長谷敏司・redjuice・monochrom/KADOKAWA/BEATLESS製作委員会

로봇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AI가 감정을 가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익숙한 설정이지만,
‘인간과 닮은 존재’와 함께한다는
감정의 복잡함
이 잘 담겨 있다.
SF+감정드라마의 결이 좋아서
‘설정이 흥미롭다’보다는
‘이 관계가 어디로 갈까’를 더 보게 된다.

프랙탈

시스템이 인간의 모든 것을 대신해주는 세상

(C)フラクタル製作委員会

완전히 자동화된 문명 속에서
인간의 ‘선택’이란 게
의미가 있는지 묻는 작품.

잔잔한 분위기와 감정 위주의 전개라
하드한 SF를 기대하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지만,
철학적 메시지나 설정이 잘 깔려 있다.
디자인은 귀엽지만,
내용은 의외로 묵직하다.

BLAME!

말이 거의 없는 하드 SF, 기계화된 세계에서 살아남는 인간 이야기

(C)弐瓶勉・講談社/東亜重工動画制作局

대사가 거의 없고,
세계관 설명도 별로 없지만,
느낌 하나로 끌고 가는 힘이 있는 애니.

완전한 기계문명 속에서
인간의 흔적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서사보단 분위기,
디테일보단 감각을
따라가는 느낌에 가깝다.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는 극장판 기준.

Ergo Proxy

기계, 인간, 존재, 기억에 대한 다층적인 질문이 담긴 작품

(출처: IMDb)

철학적인 대사와 느린 전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특징.
AI와 로봇은 이야기의 일부고,
사실은 인간의 정체성과
세계 인식에 대한 이야기로 흐른다.

입문용으로는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생각할 거리 많은 SF를 찾는다면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


SF 애니는 기술의 미래를 그리면서도,
결국엔
‘그 안에서 인간은 어떤 위치에 있을까’
에 대한 이야기
가 많다.

그래서 로봇, AI, 시스템이
중심에 있는 이야기라도
기계보단 오히려 더
‘사람 이야기’ 같을 때가 있다.

액션이 없어서 심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가끔은 그런 느린 감정과
생각이 쌓이는 애니가

더 오래 남는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