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영화’라는 말엔 좀 부담이 있다.
무조건 감동이 있어야 할 것 같고
반드시 철학적인 메시지가 있어야 할 것 같고.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그 영화가 내 인생의 어느 시점에
스며들었는가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그 기준에서 골라본 몇 편이다.
쇼생크 탈출 (1994)
워낙 많이 언급되는 영화지만,
그래도 명작인 건 사실이다.
복수극도 아니고, 범죄 스릴러도 아니고,
그냥 한 인간이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야기.
말 없이 위로받고 싶을 때 보면 좋다.
엔딩은 두고두고 남는다.
이터널 선샤인 (2004)
사랑이 끝났을 때 그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그게 정말 좋은 걸까?
구조가 좀 복잡하고 실험적이지만,
보면 볼수록 감정적으로는
되게 솔직한 영화다.
헤어진 사람, 혹은 아직 정리
안 된 사람에게 깊게 박힌다.
인사이드 아웃 (2015)
감정이란 게 왜 그렇게 들쑥날쑥한지,
그리고 ‘슬픔’이 왜 꼭
필요한 감정인지 설명해주는 영화.
어린 시절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수밖에 없다.
아이랑 같이 보기에도 좋지만,
혼자 조용히 보면 더 울림이 크다.
패터슨 (2016)
시도, 음악도, 감정의 기복도 없이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버스 운전사의 일상을 그린 영화다.
지루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편안하다.
인생이 항상 사건 중심으로 흘러가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영화.
그래비티 (2013)
큰 줄거리는 단순하지만,
공간감과 긴장감이 끝까지 유지된다.
그 와중에 삶에 대한 집착, 불안, 그리고
선택 같은 감정이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극장에서 봤을 땐 압도적이었고,
집에서 봐도 충분히 몰입된다.
천국의 아이들 (1997)
어린 남매가 신발 한 켤레를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배경은 낯설어도,
아이들의 감정은 정말 선명하다.
잔잔하게, 조용히 울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영화”
라는 말이 딱 맞는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2014)
웨스 앤더슨 특유의
색감, 구도, 리듬감 있는 편집.
겉보기엔 유쾌하고 코믹한데,
그 안에는 역사와 상실, 시대에
대한 감정이 스며 있다.
오히려 아무 말 없이 슬픔을
품고 있는 사람들의 영화라 더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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